더펜
 
[명상]
 
sharon01.jpg
 
 
 
작성일 : 19-06-13 10:36
돌아가는 길에서
 글쓴이 : 도미닉
조회 : 2,234   추천 : 0   비추천 : 0  

돌아가는 길에서

뚜껑을 열면

뻐꾸기 우는 사연 없는 집이 어디 있으랴


구름 따라 흘러가고

바람 따라 몰아가며

물길 따라 그렇게 걸어왔는데


링거 줄에 묶인 몸을

목숨이라고 붙들고 앉은 사람들

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야


싹이 돋아나고

꽃이 피어나고

씨앗을 떠나보내며


단팥빵같이 달콤한 사랑도

풋감처럼 떫은 이야기도

다 접고 나니

홀로 부르는 아리랑인데


눈 감겨 줄 사람이 곁에 있다면

죽음을 함께 할 사람이 옆에 있다면

피딱지 앉은 상처도 아름다우리라.


푸르른 그날이 사라지고

석양도 저무는 어둠 맞으며

돌고 도는 돈이 아니라


인연 줄에 매달린 정들이

조르르 배웅하는 그날에 감사하리라.

- 목필균 - 


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